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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월리 연가

머리말 제1부 | 무엇이 되어 살고 싶다 수필 설월리 연가 시 겨울나무 그리움 설월리 연가 4 소쩍새 우는 사연 가을풍경 부엉이 우는 밤 낙엽 약속 꽃그늘 아래 우리 이대로 새벽 아! 가을인가 수필 흔들리며 사는 삶의 묘미 시 설월雪月 마을 유래 팔월한가위 그리움 2 무엇이 되어 살고 싶다 시래기 달밤 그리 삽니다 설월 마을 오해와 편견 B와 D 사이 봄이 오는 강가에서 잠시 가을 제2부 | 그날 그때는 가고 수필 어느 날의 회상 시 검은 진달래 강원도에서 갈대는 바람에 흔들려도 감자 꽃 임들이시여 수필 백두산 천지 그 정상에 서다 시 가을편지 그날 그때는 가고 그리 살래 ..
머리말

제1부 | 무엇이 되어 살고 싶다
수필 설월리 연가
시 겨울나무
그리움
설월리 연가 4
소쩍새 우는 사연
가을풍경
부엉이 우는 밤
낙엽
약속
꽃그늘 아래
우리 이대로
새벽
아! 가을인가
수필 흔들리며 사는 삶의 묘미
시 설월雪月 마을 유래
팔월한가위
그리움 2
무엇이 되어 살고 싶다
시래기
달밤
그리 삽니다
설월 마을
오해와 편견
B와 D 사이
봄이 오는 강가에서 잠시
가을

제2부 | 그날 그때는 가고
수필 어느 날의 회상
시 검은 진달래
강원도에서
갈대는 바람에 흔들려도
감자 꽃
임들이시여
수필 백두산 천지 그 정상에 서다
시 가을편지
그날 그때는 가고
그리 살래
가시고기
개망초
청산에 올라
거울 앞에서
수필 겨울비
시 종이비행기
나목裸木
꿈길
백열전구
수필 자연과 역사에서 배운다
시 망초
순리順理
나의 노래는
내 마음 둘 곳 없어
도라지꽃

제3부 서로 다른 길
수필 나이테
시 바람 부는 날엔 산으로 간다
벽과 나 사이
찔레꽃
빛바랜 사진
처음처럼
수필 아름다운 뒷모습
시 산국山菊
가을이면
빈 까치둥지
서로 다른 길
시를 쓰는 밤
참 어렵다
수필 봄이 오는 창가에서 잠시
시 봄 그리고 비
봄 편지
어느 날
팔당호의 봄

제4부 | 꺾인 갈대는 시든다
수필 함부론의 눈물
시 산비둘기 우는 날
남한산성에서
수어장대에 올라
무망루에서
숭례문아 _ 169
수필 아! 백마강
시 언 강에 서서
사랑하게 하소서
건빵
수필 돌아오지 않는 다리
시 두고 온 고향
분단의 흔적
평행선
하나님! 어느 때입니까?
편히 잠드소서
수필 변하는 것들은 때로 우리를 슬프게 한다
시 유리로 된 여자
해운대
호수 아이
호수와 반달
희나리
숨 가쁘리만치 고달프게 살아온 삶의 긴 여정!
그 무게와 깊이만큼 쌓여진 아린 흔적들을 돌려세우고
잠시 뒤돌아보면 추억이 되고 그리움이 되기도 합니다.
때론 그 누구도 그려 내지 못한
자신만의 수채화로 화려하게 채색되기를 갈망하기도 합니다.
내 안에 감추어진 이야기들을
풀어내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심상이
항상 자신을 흔들어 깨움을 어쩔 수 없어 글을 씁니다.
글 속에는 언제나 삶의 흔적이 녹아 있어
발가벗겨지는 부끄러움이기도 하기에
『설월리 연가』 그 안에 가만히 담아 보려 합니다.
- 「머리말」

* * *

꽃이 지는 건 순간일지라도
우리가 만남은
비 온 뒤 무지개였으면

꽃이 지는 건 허무일지라도
우리의 만남은
비 온 뒤 굳어진 땅이었으면

긴긴 엄동설한
긴 기다림으로 피워 낸
붉은 꽃

그대 가슴에 한 점 붉은
점으로 지는
꽃잎이어도 좋으리

내 영혼 바람 앞에
다소곳이 눕는 풀잎
풀잎 위에 떨어지는
꽃잎이었으면
- 「꽃그늘 아래 - 설월리 연가 22」 전문

* * *

모든 잘못
어긋난 인연
내 작은 어깨에
떠넘기고
편히 가세요.

거짓말이란
세 글자로
아파했던 수많은
낮과 밤들
내 몫으로 챙기며 지울래.

돌아보며 되돌아보며
그래도
그때가 그리웠노라

남은 날들
꽃잎에 새기며 잊을래.

그리 살다
그리 살다가

눈물로 삭이며
지친 그 어느 날
웃으며 눈 감을래
- 「그리 살래」 전문


* * *

거울을 본다
거울 속의 한 여자
본 듯한 얼굴이
낯설다

가을비에 흥건히 젖어드는
낙엽처럼 빛바랜 얼굴

짙은 화장으로도 감출 수 없는
세월의 흔적

풀꽃처럼 살다 가신
어머니를 닮은 여자가
거울 속에 앉아 있다

그 여자가 가여워서
쓸쓸히 돌아선다

거울 속의 여자도
슬며시 돌아선다
- 「거울 앞에서 - 자화상」 전문


* * *

보낸 일 없는데
임은 떠나고
달은 기울어 갑니다

버린 일 없는데
잎은 떨어져
흙으로 돌아갑니다

부른 일 없는데
어두운 밤이 오고
백발이 서둘러 옵니다

세상 이치는
어긋남이 없기에
슬퍼하지 않습니다.
- 「순리順理」 전문


* * *

내 앞으로 등기 내지 않아도 내 것인 양 무한정 바라보아도 좋은 뒷동산의 사계절, 서로 다른 풍광을 자아내는 하늘과 호수, 그리고 사철 번갈아 찾아드는 철새와 텃새들의 고운 자태와 지저귐의 절묘한 하모니!
팔당호의 한적한 숲길을 거닐다 멈춰 서면 그곳에 호수가 있고 호수에 잠긴 하늘이 있는 곳. 호수가 하늘이고 하늘이 호수다.
호수와 하늘 그리고 주변의 경치에 매료되어 번갈아 시선을 던지노라면 어느새 가슴이 벅차 심호흡을 하게 된다.
- 「설월리 연가」 중에서


* * *

산다는 것이 어디 앞으로만 흐르던가요.
살다 보면 비에 젖어 축 늘어진 거미줄에 얽혀 출구 없는 긴 터널을 지나야 할 때가 있고 유유히 흐르는 강물 위에 배를 띄워 바다로 나아가 순풍에 돛을 달기도 하지요. 생을 막아서던 장애물들, 견디기 어렵던 그 시간 이겨 내지 못하였다면 감빛 저녁 놀 초연히 맞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늙은 느티나무 사나운 풍상의 긴 세월 견디지 못하였다면 넉넉한 숲의 품에서 이끼 푸른 숨결로 그 언덕에 장엄히 서 있을 수 없었으리라 여겨집니다. 흔들리며 등뼈 곧추세워 살아온 기나긴 여정.
날 선 검보다 더 예리한 사방四方에 갇혀 황폐화된 영과 육이 속수무책으로 흔들림 당할 때 신께 치유의 길을 물었습니다.
- 「흔들리며 사는 삶의 묘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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