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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창

박태호의 이번 장편소설 『시간의 창 – 천부경의 속삭임』은 이상의 모든 면에서 저자 나름의 독창적인 실험정신을 구현했다고 하겠다. 첫째로 작가는 천부경天符經이라는 대종교의 기본 경전에서 모티프를 얻어 소설을 창작, 다시 말해 ‘문학작품으로 다루기에 다소 어려운 소재’를 과감히 선택했다. 둘째로 이 소설은 통상 예상할 수 있는 서사 작법, 즉 천부경의 중심 사상을 설교하듯 늘어뜨리는 데 집중하지 않고 오히려 그 기원起源을 추적·탐구해 들어감으로써 ‘이색적인 스토리’를 선보였다. 마지막으로 이야기가 단순히 판타지적 공상空想에 그치지 않고 ‘문명의 역설逆說’을 꼬집고 ‘인간 소외’에 대해 비판하는 등 주제의식을 도출해 냈다는 점에서, 박태호라는 작가의 실험정신이 이 소설을 통해 일정한 의미를 가지게 됐다고 평가할..
박태호의 이번 장편소설 『시간의 창 – 천부경의 속삭임』은 이상의 모든 면에서 저자 나름의 독창적인 실험정신을 구현했다고 하겠다. 첫째로 작가는 천부경天符經이라는 대종교의 기본 경전에서 모티프를 얻어 소설을 창작, 다시 말해 ‘문학작품으로 다루기에 다소 어려운 소재’를 과감히 선택했다. 둘째로 이 소설은 통상 예상할 수 있는 서사 작법, 즉 천부경의 중심 사상을 설교하듯 늘어뜨리는 데 집중하지 않고 오히려 그 기원起源을 추적·탐구해 들어감으로써 ‘이색적인 스토리’를 선보였다. 마지막으로 이야기가 단순히 판타지적 공상空想에 그치지 않고 ‘문명의 역설逆說’을 꼬집고 ‘인간 소외’에 대해 비판하는 등 주제의식을 도출해 냈다는 점에서, 박태호라는 작가의 실험정신이 이 소설을 통해 일정한 의미를 가지게 됐다고 평가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박태호의 ‘실험소설’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중심 서사를 축조함에 있어 ‘상상의 세계’를 유영遊泳하면서도 ‘실증實證의 시각’을 견지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분명 미래시대의 사회상이나 우주 저편의 이계異界 이야기는 작가에 의해 창작된 것인데, 천부경의 비의秘意를 조심스럽게 풀어내기 위한 작가의 치밀한 접근이라는 것을 알아채고 나면 어쩐지 ‘이치에 어긋나지 않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독자들로 하여금 ‘설득력’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소설의 논리적 혹은 합리적 설득력은 서사 단위들을 이어 주는 ‘개연성’으로부터 생성되는데, 이 성질은 어디선가 일어났을 법한 동시대의 현실 이야기에서만 비롯되는 게 아니다. 판타지적 공상세계에서도 서사의 논리구조가 정교하다면, 독자들은 무리 없이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다. 나아가서는 설득력을 느끼고 소설에 빠져들게 된다. 이를 일러 작품의 ‘흡입력이 강하다’고 한다.
부산대학교에서 경영학을 공부했다. 졸업 후에는 취직을 미루고 다시 영어를 공부했다.
영어에 담긴 지식의 편린들이 작가를 중독에 가까운 지적 호기심에 빠져들게 했다. 어려울수록 좋았고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더 좋았다. 영어학습서를 저술하며 학원과 대학에서 영어를 강의했다. 2023년 문예계간지 『문예바다』에서 단편소설 『소야消夜』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 이어서 발표한 장편소설이 『시간의 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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